2026년 3월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시가격 자료 한 장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다.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18.67% 상승했다는 수치. 5년 만에 최대 폭이다. 그런데 이 숫자가 단순히 ‘세금이 오른다’는 의미일까.
아니다. 이 수치는 우리 사회의 자산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같은 시기에 집을 산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산 가치의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출처 :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18.67%↑…5년 만에 최고 상승률(종합)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18.67% 상승
2026년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되었다. 전국 평균은 9.16% 올랐다. 하지만 서울은 18.67%라는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건 서울 내부의 격차다. 성동구는 29.04%나 뛰었다. 강남구(24.18%)보다 높다. 용산(23.38%), 양천(22.06%)도 20%를 넘겼다. 반면 도봉구는 2.02%, 강북구는 2.53%에 그쳤다.
같은 서울인데 상승률이 10배 이상 차이 난다. 이는 단순한 지역 차이를 넘어선다. 같은 도시 안에서 자산 계층이 분리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지방은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8곳이 하락했다. 대구(-1.45%), 광주(-0.19%), 대전(-2.11%)이 대표적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이제 단순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졌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 이유
공시가격 산정 기준
첫 번째 원인은 실거래가 상승의 뒤늦은 반영이다. 공시가격은 전년도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2025년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급등했고, 그 결과가 2026년 공시가격에 그대로 나타났다.
특히 고가 주택일수록 상승폭이 컸다. 30억원 초과 주택의 평균 상승률은 28.59%에 달한다. 12억~30억 주택은 17.79%, 12억 이하는 8.09%다. 가격대별 격차가 3배 이상이다.
똘똘한 한 채 보유
두 번째는 수요의 쏠림이다. 금리 인상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똘똘한 한 채’ 전략이 더욱 강화되었다. 안전하면서도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 즉 강남과 한강변 신축 단지로 자금이 집중됐다.
공급부족
세 번째는 공급 부족이다. 성동, 용산, 마포 등 한강벨트는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용적률 제한 등으로 물량 자체가 적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막힌 전형적인 병목 현상이다.
늘어나는 자산 격차
이번 공시가격 상승은 ‘자산 기반 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소득이 계층을 나눴다면, 이제는 자산이 계층을 나눈다.
종합부동산세 대상 주택이 전년 대비 17만 호(53.3%) 증가했다. 이 중 85%가 서울에 몰려 있다.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는 전년 대비 40~50% 수준의 보유세 증가를 감당해야 한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버티거나, 팔거나.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자산을 지키고, 버티지 못하는 사람은 자산을 내놓는다. 결국 자산은 ‘버틸 수 있는 사람’에게 집중된다.
이는 소비 구조도 바꾼다. 고가 주택 보유자는 세금 부담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반면 정부는 세수가 늘어난다. 민간 소비는 줄고 공공 재정은 늘어나는 구조다.
부(동산)의 양극화
부동산 입지
먼저, 주거 선택이 계층 이동의 핵심 변수가 된다. 어떤 지역에 집을 샀느냐가 10년 후 자산 격차를 결정한다. 같은 시기, 비슷한 금액으로 집을 샀어도 지역에 따라 자산 가치가 3배 이상 차이 날 수 있다.
한강벨트 고착화
다음으로, ‘한강벨트’라는 새로운 자산 계층이 고착화된다. 성동구가 강남구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마포·용산·성동이 이제는 강남과 동급의 자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지방간 양극화 심화
또한, 서울-지방 격차가 자산 양극화로 이어진다. 8개 시도가 공시가격 하락을 기록한 상황에서, 서울은 18.67% 상승했다. 같은 시기, 같은 경제 환경 속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유세 부담
마지막으로, 보유세 부담이 주거 형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고가 주택 보유자가 세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 전세가에 전가하거나, 매물로 내놓거나,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전세 시장과 매매 시장 모두에 영향을 준다.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만약 당신이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는 ‘우리 집 가격’만 볼 게 아니다. ‘우리 집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봐야 한다.
성동구 집값이 29% 올랐다는 건 단순히 그 지역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그 지역이 서울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용산, 마포, 성동은 이제 강남 3구와 같은 궤도에 올랐다.
반대로 도봉, 강북 등 외곽 지역은 상승률이 2%대에 그쳤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자산 가치의 상승 속도가 10배 이상 차이 난다. 이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당신이 지방에 집을 가지고 있다면, 자산 가치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 대구, 광주, 대전은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이는 실거래가 정체를 반영한 결과다.
내가 보는 핵심 포인트
이번 공시가격 발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한강벨트의 강남화’다.
성동구가 강남구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이제는 명실상부한 상급지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과거에는 ‘강남이냐 아니냐’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한강벨트냐 아니냐’가 기준이 되고 있다. 한강변 접근성, 신축 단지 여부, 교통 인프라가 자산 가치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같은 서울 안에서도 10배 이상 격차’다. 성동 29%, 도봉 2%. 이 격차는 단순한 지역 차이가 아니라, 자산 계층의 분리를 의미한다.
앞으로 10년을 생각한다면, ‘어디에 살 것인가’는 단순한 주거 선택을 넘어 자산 전략의 핵심이 된다. 같은 예산으로 어떤 지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10년 후 자산 가치가 2배 이상 차이 날 수 있다.
한문장 통찰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자산 가치의 상승 속도는 10배 이상 차이 난다.